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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이 진단 후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들

by shmom 2026. 1. 11.

발달장애 아이 진단 후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들
발달장애 아이 진단 후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들

내 마음부터 정리해야 했다

진단을 받은 날 이후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평소처럼 웃고 있었는데
나는 그 웃음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는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조금만 더 빨리 인정했으면 괜찮았을까’,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누구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 질문들만 마음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슬픔보다 혼란이었다.
발달장애라는 단어가 너무 크고 무겁게 느껴져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인터넷을 열면 성공 사례도 있었고, 절망적인 이야기들도 있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계속 흔들렸다.
괜찮아질 거라는 믿고 싶었지만 아이를 볼수록 불안감도 몰려왔다
그러다 좌절하고만 있을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당장 시작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먼저 가라앉히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 잡는것이다.

부모가 무너지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괜찮고,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시간을 가져도 괜찮다.
주변에서 하는말이 "지금 이 상황은 부모의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지만
도저히 그 말이 와닿지 않았는데 그렇게 좌절만 할게 아니라 그 말을 되새기면서
좀더 강해져서 아이를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마음을 정리한다는 건 단번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었다.
오늘은 받아들였다가도 내일은 다시 부정하고, 괜찮은 척하다가도 갑자기 무너지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억지로 긍정하려 하지 않았고, 비교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다른 아이의 속도가 아닌, 우리 아이의 현재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마음이 조금 정리되자 그제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힘이 생겼다.

 

정보는 ‘많이’보다 ‘정확하게’

진단 후 가장 먼저 했던 행동은 검색이었다.
하루 종일 휴대폰을 붙잡고 발달장애, 치료, 예후, 교육, 미래에 대해 찾아봤다.
정보는 넘쳐났지만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누군가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고 했고, 누군가는 “기다려보라”고 했다.
무엇이 맞는 말인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지금 필요한 건 모든 정보가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맞는 정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에만 휘둘리지 않고 다른 아이의 사례를 우리 아이에게
그대로 대입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면서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막연한 불안 대신 구체적인 관찰을 통해 상담이나 치료를 선택할 때도 훨씬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재활치료를 무조건 많이하고 프로그램이 다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무턱대고 많이하고 다하는것은 아이와 부모가 과부하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걸 느꼈다.
때문에 아이와 부모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조절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과 ‘나중에 고려해도 되는 것’을 고려하여 스케줄을 진행하게 되었다.
불안할수록 빨리 움직이고 싶어지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한 번 더 숨을 고르는 게 필요했다.

 

가족과의 관계, 피하지 말고 천천히

진단은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순간부터 가족 전체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배우자와의 대화, 조부모의 반응, 큰아이의 마음까지 모두 고려해야 했지만
장애 진단 후 모든 걸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먼저 남편과의 온도 차였다.
아이 아빠는 현실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현재 상태로 커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생각하고 있었고
그에 반면, 엄마인 나는 현실을 부정하려고만 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부분이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대화를 통해
방식이 다를 뿐 아픔의 크기와 아이의 살아갈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같다는걸 느꼈다.

조부모나 주변 가족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걸 설명하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다만,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기로 했다.

또, 큰아이의 마음도 다스려줘야 했다.
동생이 아파서 어릴때부터 엄마는 동생과 병원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아직 어린 큰아이는 조부모와 아빠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런대도 항상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웠다.
병원 생활을 끝내고도 매일같이 재활치료를 다니다보면 아이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할때도 많아서
매일매일 미안하고 좀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과 부모의 안정된 생활이라 생각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 가족을 지키는 선택은 분명히 할 수 있었다.